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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무궁화 만들며 독립운동가 배워요~

관리자 2023-03-16 조회수 159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5434397

이데일리

"무궁화 만들며 독립운동가 배워요"…서대문형무소 찾은 시민들

입력2023.03.01. 오후 3:41
 기사원문
3·1절 맞아 서대문형무소 찾은 사람들로 북적
"목숨 걸고 싸운 독립운동가들에게 감사한 마음"
아이들이 1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의 서대문형무소 옆 역사콘텐츠 체험부스에서 무궁화 꽃 만들기를 하고있다.(사진=황병서 기자)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 꽃은 독립운동을 한 김창숙 선생님의 호를 따서 지은 ‘심산’ 무궁화에요.”

1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옆 역사콘텐츠 체험부스에서 홍소연(65) 심산 김창숙 선생 기념사업회 전시실장은 무궁화 꽃을 만들기 위해 모여든 아이들에게 이같이 강조했다.

국화(國花)인 무궁화 종류는 300개나 되는데 대부분 아침에 몽우리가 폈다가 저녁이면 툭 떨어진다. 그러나 심산 무궁화는 아침에 폈다가 다음 날 저녁까지도 피어 있는데 이는 오랫동안 항일 독립운동을 한 김창숙(1879~1962) 선생과 똑 닮아 그의 호를 빌려 꽃 이름이 지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날 3·1절 기념 체험부스를 찾은 아이들은 무궁화 꽃을 만들며 임시정부 의원이자 파리장서운동을 주도한 이 시대 마지막 선비로 불리는 독립운동가 심산 김창숙 선생에 대해 공부했다. 초등학교 3학년 김모(10) 군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심산 김창숙 선생’의 사진과 그의 호를 설명한 ‘산처럼 움직이지 않는 마음’이란 글자를 보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홍 실장은 “독립운동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독립할 때까지 마음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 심산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제104주년 3·1절을 맞아 독립운동을 기리는 역사콘텐츠 체험부스가 설치된 서대문형무소는 부모님 손을 붙잡고 나온 아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심산 무궁화 피우기를 비롯해 나만의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엽서 만들기 등 체험부스마다 20명가량 대기 줄이 생겼다.

특히 서대문형무소 미니어처 만들기 체험부스에 온 학생들의 눈빛은 사뭇 진지했다. 일본강점기에 있었던 서대문형무소 9 옥사와 나무 한 그루를 레고로 만드는 과정에서 재빠른 손놀림을 보였다. 평소 역사를 좋아한다는 강모(11) 군은 “미니어처를 만들면서 이곳이 예전에 독립운동가들이 고문받던 곳이란 걸 배웠다”며 “우리나라 조상이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걸고 잘 싸워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3·1절을 맞아 역사의 현장을 찾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역사를 생생하게 배우게 하고 싶어 왔다고 전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온 박모(45)씨는 “글과 사진으로 역사를 공부하는 것보다 직접 현장을 보는 것은 분명히 다를 것”이라며 “이렇게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희생이 있어서 오늘의 한국이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중학생인 박모(14)군은 “일본이 역사 왜곡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답답하다”며 “우리나라가 힘을 키워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3·1절에 관심을 보이는 푸른 눈의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사파(21)씨는 “한국 친구들에게 3·1절을 알려고 하면 어디를 가면 좋을지 물어보니까 서대문형무소를 추천해줬다”며 “이곳에서 일본이 끔찍한 일을 벌였다는 것을 알게 돼 놀랐다”고 말했다.

홍소연 심산 김창숙 선생 기념사업회 전시실장이 1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의 서대문형무소 옆 역사콘텐츠 체험부스에서 무궁화 꽃 만들기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황병서(bshwang@edaily.co.kr)